-가족끼리 스킨십을 할 때도 상대를 존중하는 연습을 시키세요
이것도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원칙대로 생각하면 어려운 문제가 아니에요. 몸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거. 따라서 다른 사람이 나 자신의 몸을 만지고자 할 때는 내 허락을 받아야 하듯이, 나도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고자 할 때는 다른 사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거. 이렇게 하는 연습을 아이에게 계속 시켜야 해요.
아이가 엄마 웃옷에 손을 쑥 넣어요. 그러면 엄마가 이렇게 말하면 돼요. "OO야, 이건 엄마 거야, 엄마한테 허락받고 만져야지. '엄마 찌찌 만져도 돼요?'라고 물어봐야지." 그런 다음에 허락을 해 주는 거예요. "1분 동안만 만지자."라든가 "지금은 엄마가 바쁘니까 10분 있다가 만지자."라고 조건을 붙일 수도 있습니다.
-블록을 활용해 성관계를 설명해 보세요.
"엄마, 아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거예요?"라고 아이가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남녀의 성관계, 특히 여자 성기와 남자 성기의 결합을 설명할 때는 레고 같은 블록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아이들이 블록을 자주 가지고 놀잖아요. 그 블록 중에서 오목한 모양의 블록과 볼록한 모양의 블록을 가지고, 또는 블록으로 그런 모양을 만들어서 설명하는 거예요. 실제로 저도 유치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할 때 블록을 이용하곤 했습니다.
이 두 블록 중에서 튀어나온 모양은 남자이고 들어간 모양은 여자인데 이 둘이 만나게 된다, 그렇게 만나게 되는 지점에서 아기가 만들어져서 9개월 후에 세상에 나온다 하는 식으로 설명해 주면 됩니다. 정자와 난자도 설명해 주고요. 성기가 결합할 때 정자와 난자가 만날 수도 있고 안 만날 수도 있는데 만나게 되면 아기가 생긴다는 식으로요.
-유아기의 자위행위에 지나친 의미는 두지 마세요
아이의 자위행위를 끊으려 하지 마세요. 그보다는 자위행위에도 지켜야 할 일종의 예절이 있다는 점을 알려 주세요.
첫째, 혼자 있는 곳에서만 해야 한다는 점.
둘째, 마음대로 만질 수 있는 성기는 내 것뿐이라는 점. 남에게 내 성기를 보여 주는 것도, 남의 성기를 만지거나 보는 것도 금물이라고 설명해 주세요.
셋째, 손을 씻고 만져야 한다는 점.
...
손을 씻는 것에는 성적 욕구를 조절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이는 마음속에 일어났던 욕구가 찬물로 인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2차 성징에 대한 교육을 언제 시작해야 할까요
저의 경우는 아들이 2~3학년일 때 2차 성징에 대해 가르쳐 주었습니다. 몽정은 무엇이고, 자위는 무엇이고 등등을 다 이야기 해 주었죠. 또 아이가 질문하면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요.
이때 중요한 것이, 아이들이 2차 성징을 긍정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 그리고 몸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가지게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발기에 대해 설명한다고 해 봐요. 발기라는 것은 피가 몰려서 일어나는 것인데, 꼭 성적 의도가 없더라도 발기가 될 수 있잖아요. 자다가도 발기가 되고요. 그런 점을 잘 이해하게 해 줘야 해요. 그리고 발기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라는 것은, 일종의 '발기 예절'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남들과 함께 있을 때 발기가 된다면 원래대로 돌아가도록 노력해야 하는 거죠. 잠깐 뛸 수도 있고, 바람을 쐴 수도 있고, 찬물을 마실 수도 있고, 이렇게 나름의 방법대로 말이에요.
-아이가 자위행위나 야동을 들켰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아이에게 뭐라고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일단 당장은 넘어가시되, 그 상황이 좀 지나가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아이와 대화를 나누도록 하세요. 계속 대화를 안 하고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이 행동하셔서는 안됩니다.
...
대화가 원활하게 흘러가기 위해서는 부모님이 먼저 사과하시는 게 좋습니다. "갑자기 방문을 열어서 너를 놀라게 한 거 정말 미안해. 더 조심했어야 하는데."라고 말이에요. 그러면 아이도 "방문 잠그는 걸 깜빡해서 죄송해요."라든가 "엄마가 들어올 걸 미처 생각 못 했어요." 하고 사과할 거예요. 이때 아이에게 "그렇게 말해 줘서 고맙다."하고 칭찬해 주세요. 또 "네가 벌써 다 컸구나." 하는 말로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인정해 주시고요. 부모님이 이렇게 말해 주어야 아이가 긴장하고 있던 마음을 풀고 편하게 대화를 이거 가게 됩니다.
-아이가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면?
부모님이 아이의 성폭력 피해를 인지했을 때는 즉시 1366, 112에 신고하세요. 그리고 가까운 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해 성폭력 증거를 채취하고 의료적 지원을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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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빠른 시간 안에 해야 할 일은 아이에게 질문을 해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가급적 이 과정을 녹음이나 영상으로 남겨 두시면 더욱 좋습니다. 이것은 향후에 있을 피해자 처벌과 법적 공방까지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이때 반드시 주의하셔야 할 점이 있어요. "그 아저씨가 그런거지?" "아저씨 집어었지?" 하는 식의 유도 질문은 안 됩니다. 이런 질문은 부모님이 원하는 대답이 나오도록 몰아 간 것으로 해석되어서 나중에 법적으로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거든요. 누가 그랬어?" "거기가 어디였어?" "몇 시쯤이었어?" "어디를 만졌어?" 하는 식으로 '열린 질문'을 건네야 합니다.
-수사와 재판을 준비할 때는?
법적인 부분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애매하고 헷갈리는 점이 많기 때문에 꼭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네이버나 다음에서 검색해 보시면 한국성폭력위기센터에서 발표하는 '성폭력 걸림돌' 성폭력 디딤돌' 리스트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성폭력 디딤돌 리스트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위해 노력한 분들의 리스트이고, 성폭력 걸림돌 리스트는 반대로 2차 피해를 야기한 분들의 리스트입니다.
-콘돔을 항상 가지고 다니는 게 좋을까요?
콘돔은 보관을 잘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손상이 생긴 콘돔은 절대 쓰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콘돔을 온도가 높은 곳에 두면 라텍스가 녹아서 콘돔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콘돔 포장지에도 30도 이하에 실온 보관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남자들은 지갑을 대개 뒷주머니에 찔러 넣고 다니지요. 사람 몸의 온도는 36.6도 입니다. 안 그래도 지갑 안은 온도가 더 높을 수 있는데 사람 몸에 가까이 있으면 온도는 더 올라갑니다. 지갑 안에 있는 콘돔은 손상이 생길 가능성이 그만큼 높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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