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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 아는 거인
▒ 어느 겨울 아침 거인은 옷을 껴입으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겨울이 싫지 않았다. 왜냐하면 겨울은 단지 봄이 곤한 잠을 자고 꽃들이 휴식을 취하는 때일 뿐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어린 왕
▒ "그대의 주인은 누구인가?" 어린 왕이 물었다.
"우리 주인 말이지! 그 사람은 나와 다름없는 인간이지. 우리가 다른 점이라곤 나는 누더기 옷을 입고 있는데 그자는 좋은 옷을 입고 있다는 것, 나는 배가 고파서 허약해져만 가는데 그자는 배 터지게 먹어도 전혀 아프지도 않다는 것뿐이오." 직공은 비통하게 내뱉었다.
"이 땅은 자유롭고 그대는 어느 누구의 노예도 아니잖소." 어린왕은 말했다.
"전쟁터에서는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노예로 삼고, 전쟁이 없는 곳에서는 부유한 자가 가난한 자를 노예로 만들지.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서 일을 해야만 하오. 부자들은 우리에게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만 돈을 주지. 우리는 하루 종일 그들을 위해 일하고, 그들은 금고에 금을 쌓아 올리고 있소. 우리 아이들은 제명을 다하지도 못한 채 죽어가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갈수록 사악하고 매정해지지. 포도를 밟아 으깨는 것은 우리인데 정작 그 즙을 포도주로 마시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고, 옥수수를 심고 거두는 것은 우리인데 정작 우리 식탁은 텅 비어 있소.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쇠사슬에 묶여 있다오. 사람들은 우리를 자유롭다 하지만 우리는 노예와 다름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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