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림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성석제 (문학과지성사,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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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우는 시간


▒ 노름이란 말이 논다, 놀이라는 말에서 나왔다는 건 다 알 거다. 남들 다 놀이를 할 때 혼자 칼을 갈면 한두 사람의 등을 찌르거나 뒤통수를 칠 수는 있다. 하지만 진정한 노름꾼은 남이 놀 때 같이 놀고 남이 칼을 갈면 같이 갈아준다. 세상에 리듬을 맞춘다. 이게 노는 것이고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 노름에도 도가 있고 아름다움이 있고 드라마가 있다. 그게 현실적인 정치나 비즈니스의 그것보다 나을 수 있다. 요즘 정치가들, 사업가들, 마피아들 너무 놀 줄 모른다. 숨을 들이쉴 줄만 알고 뱉을 줄 모른다. 먹을 줄만 알고 쌀 줄은 모른다. 그래서 차곡차곡 모으면 많이 딸 것 같은가. 천만의 말씀이다. 죽는다. 숨이 막히고 뚱뚱해져서 추하게 죽는다.



이무기


▒ 쑥떡이 먹고 싶다. 내 입에 들어오기 전에 겁이 나서 김을 솔솔 뿜으며 인사를 하는 쑥떡 생각을 하니까 막 웃음이 난다. 엄마가 꼭 해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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