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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 힘을 얻으랴
의자에 앉아서
의자를 그린다
마음은 항상
어여쁜 힘이 필요하다
결국 길이 없다
내가 그린 의자 속에 들어가 앉는다
현실의 의자는 인제
편안해지기 시작한다
앉는 데마다 淸風이 일는지도 모른다.
▒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앉아 있거나
차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
그 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 세상 초록빛을 다해
서커스 구경 온 새처럼
나는 말한다─
아니다
날으는 새 보는 曲藝師처럼
나는 말한다─
밥 먹고 있는 사람 밥 많이 먹어요
놀고 있는 사람 잘 놀아요
걷고 있는 사람은 어서 걸어요
……………
말한다
거지꼴인 꿈을 다해
세상 초록빛을 다해
▒ 꿈으로 우는 거리
사람들은 맒한다
사람들은 입에서 거미줄을 꺼낸다
그 거미줄에 걸려 죽은 사람의 그림자가 눈 감은 것처럼 어두운 세상
……그래도
새들이 우는 속을 알아 본다
꿈으로 우는 거리를 꿈꾼다
▒ 절말할 수 없는 것조차 절망하지 말고……
─노우트 1975
2
나는 내 운명이 이미 결정돼 있음을 모르고 운명을 개선하려 했다. 그러나 내 운명이 결정돼 있음을 알았을 때 나는 내 운명이 바뀌는 소리를 들었다.
26
아이들은 미래를 물고 늘어지고 나이 든 사람은 과거를 물고 늘어진다. 현재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미래나 과거를 만들어낸다. 노인들의 미래는 과거이다.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지금>을 통해서인데, 많은 사람들은 시간의 굴레에 묶여 있어야 편안할이만큼 무력하다. 과거와 미래를 원한다면 <지금 이 순간>을 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울고 꽃은 핀다. 중요한 건 그것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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