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창비시선 156)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함민복 (창작과비평사,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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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천성 그리움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 짝사랑


반딧불은 얼마나 별을 사모하였기에

저리 별빛에 사무쳐

저리 별빛이 되어

스-윽, 스-윽,

어둠 속을 나는가




▒ 石 月


몸 뒤척이는 바닷가 검은 돌
돌 속에 달
초승 반월 보름
살점 깎으며
달을 닮으려
스르륵
스르륵
經을 외며
달을 이끌어주는 그리움
밀물 썰물에
가슴 다 헐어내고
모래가 되어도
휘이─휘영청, 빛날



▒ 詩人1


새조롱 속에 새 울음소리 고여 있지 않다네
울음소리 조롱을 흘러 넘쳐

햇살에
젖은 길 나고

새는 날개의 길을
울음소리로 가 본다네

그렇게 한 生을 이울이면
눈동자가 염전이 될 수 있을까

태양을 흘러 넘친 햇살이여
라일락꽃 향기가 되어 흩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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